릿드의 하츠네 미쿠

* 그림 출처는 피아프로 kokeshikiko씨
* 영상 출처는 둘 다 니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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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은 본 포스트와 별 상관이 없습니다(...)

하츠네 미쿠는 인간이 아닙니다. 생물도 아닙니다. 감정이 없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아아 갑자기 슬퍼진다 ㅠㅠ). 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2차원 캐릭터에게서 존재감을 느끼듯이(존재감을 느낄 수 없으면 애니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감정이 없는 미쿠에게서도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우리가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어떤 사람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건 그의 목소리를 실제로 들을 때와 매우 흡사한 음파가 컴퓨터 스피커를 통해서 전해져 오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실제 음성이 아닌 디지털화된 음파를 듣고서도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쿠의 경우 실재하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그녀의 목소리를 아날로그로 들을 수 없습니다. 음성합성 소프트웨어인 그녀의 목소리는 만들어지는 그 순간부터 디지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존하는 인물의 디지털 음성에서 감정을 느끼듯이 미쿠 음성의 파형이 우리가 '감정'이라고 인지하는 형태로 만들어져 있을 경우 우리는 그녀의 음성에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감정이 느껴지는 미쿠 음성 만들기. 언뜻 생각하면 무지 어려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음성에 높낮이가 있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감정을 느끼게 되니까요. 한국의 보이스웨어를 잠깐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그의 음성에서는 감정을 느끼기가 힘듭니다. 왜그럴까요. 바로 음성에 높낮이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노파심에 첨언하자면, 한국의 보이스웨어를 비판할 의도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이해를 돕기 위해 언급한 것이죠. 한국의 보이스웨어의 경우 노래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성에 높낮이가 뚜렷하지 않아도 별로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 단어의 각각의 음절을 모두 동일한 음높이로 발음해보세요. 감정이 느껴지지 않죠? 때문에 이렇게 발음할 경우 로봇 음성이 연상됩니다.

하츠네 미쿠라는 소프트의 대단한 점은 패러미터를 통해 목소리의 상세한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호흡 패러미터의 수치를 높이면 보다 호흡이 더해진 느낌의 목소리가 됩니다. 그리고 목소리의 높은 주파수 성분을 증감시키는 패러미터의 경우, 수치를 높이면 밝고 화려한 목소리가 되며 낮추면 차분하고 편안한 목소리가 됩니다. 입을 여는 정도를 조절하는 패러미터도 있습니다. 수치를 높이면 맑고 깨끗한 톤, 낮추면 그 반대가 되는 것이죠. 한가지만 더 말하자면, 패러미터에 포함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서 바이브레이션이 있습니다. 주로 가창에 기교를 가미하는데 쓰이지만 목소리가 떨리게 함으로써 감정표현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쿠의 경우 음성의 높낮이에 더하여 이러한 패러미터나 바이브레이션을 통해 보다 감정이 실린 음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럼, 이제 실제로 미쿠에게서 감정이 느껴지는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영상은 미쿠가 부른 경단 대가족입니다.

 
하핫... 튜닝이 어설퍼서 보면서 많이 웃으셨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시면 중간중간 미쿠가 울먹거리면서 노래를 한다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 패러미터의 영향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이브레이션의 영향이 큰 것 같네요. 어설픈 튜닝이 미쿠의 슬픈 감정을 표현해버린 사례입니다^^;

그런데 미쿠의 경우 노래보다 말에서 더욱 감정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니, 비단 미쿠뿐만 아니라 우리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사랑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진심이 담긴 '사랑해' 한마디가 더 임팩트가 강하죠^^ 자, 아래는 로드롤러의 발상지로 유명한 동영상입니다. 미쿠의 어떤 감정이 느껴지시나요?


영상의 미쿠에게서 '즐겁다'라는 감정이 느껴지나요? 다른 부분은 제외하고라도 중간에 '낚였어요?'와 웃음소리는 그러한 감정을 멋지게 표현한 것 같네요. 미쿠에게 말을 시키는 것이 노래를 시키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알고 있는데 이처럼 어느정도 감정까지 표현했으니 정말이지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 것 같네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 동영상의 핵심은 다른 요소들보다 음절 하나하나의 절묘한 높이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미쿠에게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논지를 전개했지만 물론 인간만큼의 감정표현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이 포스트를 통해 미쿠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논설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미쿠에 열광한다는 것도 이 점을 뒷받침한다고 봅니다. 미쿠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극히 로봇적인 존재라면 많은 사람들이 과연 이만큼의 애착을 가질 수 있을까요? 저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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